주인공 조단 벨포트는 부푼 꿈을 안고 주식 브로커로 월스트리트에 입성하게 된다.
그러나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로 주식시장이 폭락하여 자신이 다니는 회사가 파산하여 실직하게 된다. 배운 게 주식이라고 동전주를 고객들에게 추천하여 파는 회사에 입사한다. 그의 영업력은 너무 뛰어나 휴지조각이나 다름없는 주식을 고객들에게 그럴듯하게 포장하여 판다. 심지어 휴지조각 주식은 일반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보다 수수료도 높아 그는 큰돈을 쥐게 된다.
증권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은 주가가 매우 싸다는 것과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로 그 주식브로커에 속아 투자에 뛰어든다. 한 주에 천원도 하지 않는 주식은 겉으로는 싸게 보일 수 있으나 해당 기업은 수익도 내지 못하는 소위 노답 기업이다. 실제로는 돈 주고는 아무도 사지 않을 회사인데, 고객은 부자가 된다는 꿈에 부풀어 묻지마 투자를 하게 된다. 벨포트는 고객이 어떻게 되느냐는 안중에 없고 주식을 떠넘기고 수수료를 챙길 뿐이다.
아마 이런 동전주를 산 사람들은 버블을 형성시키며 폭탄돌리기를 하다가 폭탄이 터지면 마지막에 매수했던 사람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는다. 인간은 실수를 반복한다. 역사에서 모든 버블이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고 비트코인 광풍도 그랬다. 주식시장에 작전주가 왜 있겠는가. 나만 마지막이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버블을 형성시킨다. 조단 벨포트는 이 폰지사기나 다름없는 탐욕의 과정을 추동하면서 막대한 부를 거머쥔다.
그는 블랙먼데이 이후 퇴출당했지만, 가방끈이 짧은 고객들을 꼬드겨 막대한 수익을 얻고 근사한 회사를 차려 월스트리트로 입성하게 된다. 이제는 더 세련된 수법으로 부자에게도 주식을 뻥 튀겨 팔아 그의 회사는 점점 더 커진다. 별볼일없는 회사를 주식시장에 상장시켜 팔아넘기고 수익을 챙긴다. 차명계좌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긁어모은다.
감독기관은 이상 징후를 눈치 챘고 증거를 캐기 시작했다. 벨포트는 주식거래 업무로부터 손을 뗀다는 조건 하에 감독기관과 거래를 하지만, 그의 존재 이유 또는 사는 이유가 된 이 일을 멈출 수 없었다. 결국에는 절친 직원의 배신으로 덜미를 잡히고 유죄를 선고받는다. 이 영화에서 벨포트의 아버지가 항상 강조했던 것처럼 벨포트는 결국 뿌린 대로 거두었다.
벨포트 역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탐욕에 물들어서 파멸을 초래하는 모습을 혼신의 연기를 통해 보여주었다.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 마약에 취해있는 상태로 자동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은 거의 신들린 연기이다. 술, 마약, 여자로 점철된 그의 삶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었다. 그렇게 정상이 아닌 사람이 우상이 되는 곳이 월스트리트이다.
이렇게 소위 노답인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서도 나도 저렇게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유혹을 느끼는 것이 인간이다. 도덕과 욕망은 서로 다른 곳을 가리킨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동을 하여 무언가 실물을 창출하여 돈을 벌지만, 누구는 남이 가지고 있는 돈을 자기한테 이전시키는 방식으로 더 막대한 돈을 번다. 오늘날 금융시장에서의 세력이라고 불리는 자들이 그렇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는 믿음을 순진한 사람들에게 심어놓고 비싸게 팔고 떠난다. 시장이 세계화 되면서 소위 호구가 더 많아지고 악랄한 마음을 가진 자들은 더 부자가 된다. 내가 하는 노동의 의욕이 그러한 사람들의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면 싹 사라진다. 누구는 개고생해서 벌지만, 누구는 편안하게 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상을 아예 모르고 사는 게 더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금융시장은 눈먼 돈이 보이는데 나만 바보처럼 가만히 있다고 생각해서 뛰어들다 나도 결국 피해자가 되는 그런 곳이다.
역사상 주가지수는 끈임 없이 올랐다. 적당히 우량주를 선별해서 투자했으면 재산은 느리지만 꾸준히 불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일확천금을 노려 버블이 있는 곳 또는 테마주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대개 실패한다.
디카프리오가 사는 화려한 삶에만 현혹될 것이 아니라, 내가 구입하고 있는 금융상품이 디카프리오가 떠넘기는 그런 휴지조각이 아닌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은 전쟁터이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스스로가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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